책소개

“그래, 그 친구가 누구니?”

“달콤한 루시퍼요!”

“달콤한 루시퍼?”
장난스럽게 웃던 할아버지의 얼굴이 한 순간에 굳어진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어두운 색의 루시퍼를 말하는 거니?”
한 순간 굳어진 얼굴처럼 할아버지의 목소리도 변해버린다.

“어두운 색의 루시퍼요? 음…… 어두운 색을 좋아하는 것 같긴 했어요. 피부색도 옷도 다 어두웠거든요.

“오, 얘야…… 어떻게 만났니? 오, 이런…… 대체 뭐가 잘못된 거지?”
할아버지의 얼굴이 근심으로 물든다.

“잘못이요? 음…… 저도 잘 모르겠어요. 루시퍼도 모르겠대요. 그저 길을 잃고 헤매다가 문이 보이길래 열고 들어온 거래요. 그게 마침 제 방이었어요. 루시퍼는 제가 몰랐던 재미있는 놀이를 많이 알아요. 그리고 함께 놀고 나면 달콤한 사탕도 줘요. 그래서 전 그를 달콤한 루시퍼라고 불러요.”

“사탕? 설마 루시퍼가 준 사탕을 먹은 거니?”
놀란 표정의 할아버지가 래미의 팔을 낚아챈다.

“네, 색은 좀 어둡고 예쁘진 않지만 맛은 끝내줘요.”
래미는 할아버지의 반응에 얼떨떨하지만 조심스레 대답은 한다.

“오, 얘야…… 앞으론 절대 그 사탕을 먹지 말거라. 그리고 다신 루시퍼에 대해선 생각도 하지 말거라.”
할아버지의 상기된 표정만큼 할아버지의 다그침도 매섭다.

래미는 당황스럽다. 여태껏 그런 표정을 지으며 차갑게 얘기하는 할아버지는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래미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할아버지의 말도 이해되지 않는다. 달콤한 루시퍼는 재미있는 놀이도 많이 알고 있고, 또 달콤한 사탕까지 주는데 말이다.

“달콤한 루시퍼에 대해서는 생각도 하지 말라고요?”
래미는 할아버지의 눈치를 살피며 말하기 시작하여 이내 단호해진다.

“그럴 순 없어요. 서로 함께 생각하지 않으면 만날 수도 없다는 걸 할아버지도 잘 아시잖아요. 달콤한 루시퍼는 항상 저를 생각하겠다고 했어요. 그걸 알면서도 모른 척 할 수는 없다고요.”

“루시퍼가 어떻게 하면 널 만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고 있는 거니?”
할아버지는 크게 당황하여 땅의 지진을 느낀다. 몸을 가누지 못해 털썩 주저앉고 만다.

“네,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면서 만나고 싶다고 마음 속으로 얘기하면 그 마음이 맞닿았을 때 만날 수 있다고 제가 알려줬어요.”
래미는 할아버지의 시선을 외면하며 대답한다.

“오, 가여운 아이야. 루시퍼는 절대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
할아버지의 목소리도 할아버지의 몸과 같이 주저앉는다.

“왜요? 달콤한 루시퍼는 나쁘지 않아요. 오히려 절 재미있게 해준단 말이에요.”

“그 재미는 곧 네게 독이 될 거야.”

“달콤한 루시퍼는 사탕도 준단 말이에요. 전 여태껏 그렇게 달콤한 사탕은 먹어본 적이 없어요.”

“그 달콤함은 곧 너를 빠져나올 수 없는 어둠 속에 가둬버리고 말 거야.”

저자소개

목차

1. 이야기 속으로
2. 래미의 방
3. 푸른 초원
4. 래미의 방
5. 샐리 아줌마의 빵 가게
6. 래미의 방
7. 래미의 방
8. 샐리 아줌마의 빵 가게
9. 래미의 방
10. 래미의 방
11. 보보의 방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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