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나비
“난 이미 두려울 만큼…… 널 사랑하고 있어.”
아름다운 밤, 따뜻한 그 해 겨울.
그날의 우린, 누구보다 행복했다.
“내가 널…… 사랑해도 괜찮을까?”
“나쁜 버릇이잖아, 그거. 이미 저질러 놓고 차후에 허락을 구하는 거.”
현빈은 나보다 두 계단 아래에 서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내가 허리를 숙이자 그녀의 얼굴과 가까워졌다.
“키스하기 딱 좋은 각도지 않아?”
순간 현빈의 눈이 더욱 커졌다. 어째서인지 현빈을 괴롭혀주고 싶단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나를 원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치밀어 올랐다.
정작 그녀를 원하는 건 나면서, 그녀가 나를 원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나 외엔 아무것도 원하지도, 바라보지도 않게 만들고 싶었다. 내가 그녀 앞에서 다른 여자와 밤을 지새운다 해도, 그녀는 죽을 때까지 나만 원하게 만들고 싶다는 충동이 나를 지배했다.
“가만있으면 정말 키스한다?”
짓궂어질 때의 내 표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
현빈이 움찔거리며 피하려고 했지만 내 말이 더 빨랐다.
“피하면 키스한다?”
어찌할 바를 몰라 볼이 발그스레해지면서도 현빈은 내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여전히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정말이지,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내 머릿속의 그녀보다 실제의 그녀는 훨씬 사랑스러운 여자였다.
“내게 키스 당하지 않으려면 방법은 한 가지 뿐이야.”
“…….”
“네가 먼저 키스해.”
사랑은 변하는 것도, 다시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사랑은 늘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이다.
그들의 서곡
[프롤로그]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나 하나의 빛이 되다
1. 때로는 진실이 거짓보다 잔인하다
2. 기억이 시간을 잃어버리다
3. 처음부터 혼자였던 것처럼 서다
4. 기억을, 추억을 되짚어 가다
5. 이름을 부르면, 네게로 가 심장이 되리라
6. 한줄기 빛처럼 사랑이 깃들다
7. 체온으로 짠 손장갑
8. 조금만 덜 사랑할걸 그랬어
9. 내 심장에 네 이름을 새긴다
10. 신념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
11. 사랑은 늘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이다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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