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IS 아이리스 표절시비
- 저자
- 서울교육방송 저
- 출판사
- 미디어북
- 출판일
- 2014-07-24
- 등록일
- 2016-11-14
- 파일포맷
- EPUB
- 파일크기
- 12MB
- 공급사
- YES24
- 지원기기
- PC PHONE TABLET 웹뷰어 프로그램 수동설치 뷰어프로그램 설치 안내
책소개
나는 아이리스 1, 2를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재밌다고 해도, 언론인으로 살다보니 무슨 ‘꽃’ 멜로 드라마인 줄 알고 결코 본 적이 없다. 그냥 신문지상에서 요즘 유행하는 첩보멜로 쯤으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우연히 박철주 작가로부터 이메일 제보가 들어왔고, 그때 ‘표절 의혹’으로서 아이리스 작품을 듣게 됐다.
아이리스 작품이 뜨니까, 불나방처럼 아이리스를 향해서 ‘표절’의 칼날을 들이대는 작가들이 많았다. 박철주 작가도 그 중의 한명쯤으로 언론에서 매도당할 수도 있어 보였다. 그러나, 박철주 작가가 보여준 ‘표절 감정서’는 결코 무시할 사항이 아니었고, ‘저작권 알면 돈, 모르면 독’을 쓴 나의 입장에서도 ‘아이리스 드라마’로서 곤혹을 치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저작권법은 양날의 칼과 같다. 창작물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지식정보의 창조경영에 발목이 잡히고, 지식정보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고물줄같은 저작권법’을 적용해야하고.... 저작권법에서 ‘창작성과 아이디어’는 항상 충돌한다. 베낀 쪽에서는 ‘아이디어일 뿐’이라고 하고, 도적질 당한 쪽에서는 ‘독창성’이라고 주장한다. 이때 법원은 공익성의 잣대로서 저작권법을 판단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앞으로 방송국의 드라마 제작 관행이 반드시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드피아’도 아니고, 도대체 언제까지 공익성으로서 작가의 순결한 영혼같은 창작물을 작가의 동의도 없이 그냥 가져다가 쓸 수 있단 말인가? 만약에 드라마 제작에 있어서 힘없고 나약한 사람의 작품을 마음대로 가져다가 써서 만들 수 있다면, 미국에서 한국 작품을 그냥 베껴도 가능하다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연약하면 표절, 강하면 창작’이라는 저작권법의 이중성에 이제는 ‘질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싶다.
법원의 판단과는 사뭇 다르게 아이리스와 박철주 작가의 작품이 유사성이 많다는 감정서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법원의 판단 기준도 아직은 공익성에 무게중심을 더 둔다는 증거일 것 같다. 공익성이 우선이 되는 나라에서는 작가들의 창작성은 그다지 보호받지 못하고, 결국 카피의 카피만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리스가 박철주 작가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단정짓고 싶지는 않다. 과연 누가 알겠는가? 나는 아이리스는 본 적도 없으니, 표절을 했는지 아닌지 시청자로서 판단할 자격이 나에게 없다. 단지, 박철주 작가가 비교해놓은 분석표와 감정서를 꼼꼼히 검토해보니 이 정도의 유사성이라면, 법원의 판결을 떠나서 앞으로 ‘드피아 척결’을 위해서라도 저작권법의 긴장감이 필요하지 않을까싶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또한 우리나라의 저작권법 판례에서도 ‘보지 않았다. 본 적이 없다’는 주장의 의거부분은 대부분 배척되고 있다.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한 표절 의혹 당사자는 무조건 “보지 않았다. 본 적이 없다”고 주장해서 면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철주 작가의 작품 역시 상당히 인기를 끈 작품이었으므로, ‘의거’의 부분이 인정되지 않을까?
끝으로, 아이리스 표절시비(是非) 작품을 쓰게 된 이유는 ‘저작권법의 질서’를 확립하는데 있어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리스 제작팀 입장에서는 ‘표절이 아니다’고 주장하겠지만, 박철주 작가의 작품에 있어서 ‘표절시비’는 저작권법의 학문적 연구에도 향후 연구모델이 될 것 같다.
2014년 7월 23일
장창훈 작가 / 서울교육방송 편집국장
